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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 4. 머릿속 도구상자: 경험을 해석하고 연결하기

아침 양치에서 시작한 작은 변화. 들은 생각을 해석하고 경험과 연결해 직접 해본다.

· By Simpson Gyusup Sim · 13 min read

Part 2: 생각의 도구를 업데이트하라

같은 경험에서도 서로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이때 판단을 돕는 틀을 멘탈모델이라고 부른다. 작은 습관의 변화, AI와의 작업, 다른 사람의 피드백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보면 한 가지 설명으로 놓치던 것이 보인다. 모형들이 충돌할 때에도 지금 상황에서 무엇을 먼저 봐야 하는지 알아갈 수 있다.

핵심 질문: 내가 당연하게 여기는 해석 말고, 이 상황을 설명하는 다른 방법은 무엇인가?


서울대 치대 교수님과 대화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이를 닦으라는 말을 들었다. 자는 동안 입안에서 균이 번식한다는 설명이었다. 다음 날 바로 해봤다.

그런데 양치와 함께 아침의 다른 부분도 달라졌다. 휴대전화를 불필요하게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었다. 입안이 상쾌했고, 하루를 시작할 준비가 더 잘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침 명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다.

들은 말은 간단했다. 아침에 먼저 이를 닦으라는 것이었다. 해보고 나서 내게 남은 질문은 조금 달랐다. 일어나서 제일 먼저 하는 행동이 나머지 아침에도 영향을 줄까.

좋은 경험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끝내기에는 이 작은 변화가 흥미로웠다. 무엇을 경험했느냐만큼, 그 경험에서 무엇을 알아차리고 기존에 알던 것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했다.

배우고, 쓰고, 다시 해보기

2014년 싱가포르의 스카이스캐너에서 일할 때 나는 운이 좋았다. 고객을 늘리고 계속 사용하게 만드는 그로스 업무를 현장에서 배울 수 있었다. 짧은 주기로 일을 실행하고 결과를 돌아보는 애자일 방식도 경험했다. 배운 것은 바로 블로그에 썼다. 배우고, 쓰고, 또 배웠다.

책이나 강연에서 접하는 것과 실제로 함께 일하는 것은 달랐다. 마케터와 개발자가 한 팀으로 문제를 풀 때 어떤 대화가 필요한지, 서로 다른 문화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의견을 어떻게 주고받는지 보게 됐다. 머리로 이해한 원칙이 사람 사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몸으로 배웠다.

글을 쓸 때는 또 다른 일이 생겼다. 막연히 좋았던 것을 내 말로 설명해야 했다. 무엇이 달랐는지, 왜 도움이 됐는지, 어디에 다시 쓸 수 있을지 생각했다. 설명이 안 되는 곳에서는 내가 아직 잘 모른다는 것도 드러났다.

그 경험이 쌓이며 생각하는 도구가 늘었다. 하나의 사건에서 패턴을 찾고, 그 패턴을 다른 일에 가져가보고, 맞지 않으면 다시 고치는 방식이다.

머릿속에 도구가 하나뿐이라면

멘탈모델은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할 때 사용하는 생각의 틀이다. 복잡한 문제를 나누는 방법, 눈앞의 이익과 나중의 비용을 함께 보는 기준, 전체 과정에서 일이 막히는 곳을 찾는 방식이 여기에 들어간다.

투자자 찰리 멍거와 셰인 패리시의 글을 통해 여러 분야의 모델을 함께 쓰는 태도를 배웠다.[1] 내게 유용했던 것은 모델의 개수가 늘었다는 사실보다 같은 문제를 다르게 질문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광고를 본 사람 중 클릭하는 비율이 낮다고 해보자. 광고 문구를 바꿀 수 있다. 그런데 클릭한 뒤에도 고객이 사지 않는다면 구매 과정도 봐야 한다. 더 넓게는 이 상품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광고를 보여주고 있는지 물을 수 있다. 어디를 문제로 보느냐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달라진다.

한 가지 방법만 익숙하면 모든 문제를 그 방법으로 풀고 싶어진다. 나도 스카이스캐너에서 배운 방식을 다른 조직에 그대로 가져갔다가 중요한 것을 놓쳤다. 도구가 있다는 것과 그 도구를 쓸 때를 안다는 것은 다른 능력이었다.

감을 믿을 때와 질문을 더할 때

그로스 실험을 많이 하다 보면 감이 생긴다. 숫자를 보고 이상한 부분이 눈에 들어오고, 무엇부터 바꿔볼지 떠오른다. 이 감을 매번 무시하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분석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도 같은 감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게리 클라인은 소방관을 비롯한 숙련자들이 현장에서 어떻게 판단하는지 연구했다. 다니엘 카너먼은 사람들이 직관적으로 판단하다 어떤 오류를 내는지 연구했다. 두 사람의 공동 논문에서 내가 가져온 질문은 간단하다. 내 감은 어떤 환경에서 길러졌는가.[2]

그 환경에는 배울 만한 규칙이 있었는가. 내가 해본 뒤에 결과를 충분히 빨리,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는가. 이런 조건이 있어야 경험을 통해 판단을 고쳐갈 수 있다. 오래 일했다는 사실과 자신 있다는 느낌만으로는 부족하다.

나는 익숙한 그로스 실험을 설계할 때 감을 쓴다. 하지만 새 시장에 들어갈지, 새 사업을 시작할지 결정할 때는 질문을 더한다. 내가 본 사례가 얼마나 적은지, 결과를 알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생각한다. 예전에 잘됐던 경험이 지금의 확신을 너무 키우는 것은 아닌지 살핀다.

클라인과 카너먼은 직관이 자라는 조건에 많이 동의했지만, 인간의 판단을 수학적 규칙으로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방법을 얼마나 신뢰할지에서는 태도 차이가 남았다. 나에게는 그 점도 좋았다. 서로 다른 관점이 꼭 하나로 합쳐져야만 쓸모 있는 것은 아니었다.

좋은 원칙끼리 부딪힌다

꾸준히 쌓으면 복리가 생긴다는 말이 좋다. 환경이 바뀌면 낡은 방법을 버려야 한다는 말도 좋다. 그런데 지금 하는 일을 계속할지 그만둘지 결정하는 순간에는 두 말이 서로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더 그럴듯한 명언이 아니다. 현재의 조건이다. 계속할수록 실력이 쌓이고 있는가. 고객의 문제나 기술이 바뀌었는가. 다른 방법을 작게 시험해볼 여유가 있는가. 꾸준함의 모델과 적응의 모델을 함께 놓고 생각해야 한다.

삶에서도 그렇다. 나는 평온하고 싶지만 매일 명상만 하며 살 수는 없다. 일에 몰입하고 싶지만 모든 시간을 일에 쓸 수도 없다. 사람을 돕고 싶고 내 건강도 돌보고 싶다. 충돌하는 생각이 있는 것은 자연스럽다. 상황에 따라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여러 모델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 원칙을 고집하면 그 원칙으로 설명되지 않는 내 삶의 일부를 잘못된 것으로 취급하기 쉽다. 다른 관점을 함께 쓰면 무엇을 얻고 무엇을 놓치는지 볼 수 있다.

다만 내 마음에 드는 결론을 고른 뒤 근거를 붙이는 것과는 구별해야 한다. 계속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그만둬야 할 이유도 살펴본다. 빨리 바꾸고 싶다면 더 기다려야 할 이유도 생각한다. 불편한 쪽의 질문이 빈틈을 보여줄 때가 있다.

좋은 생각을 내 실험으로 바꾸기

내가 배우는 과정을 정리하면 이렇다.

자극 → 해석 → 합성 → 가설·실행 → 피드백.

자극, 해석, 합성, 실험, 피드백으로 이어지고 피드백이 다시 해석으로 돌아가 다음 실험의 단서가 되는 과정.
관찰한 결과가 해석을 바꾸고 다음 실험으로 이어진다.

무언가를 보고 듣는다. 그것을 내 상황에서 해석하고, 이미 알고 있던 경험과 연결한다. 여기서 합성은 서로 떨어져 있던 생각을 엮는 일이다. 그렇게 생긴 가설을 작게 해보고, 결과를 살펴 다음 행동을 정한다.

양치 때도 처음부터 계획을 세운 것은 아니었다. 말을 듣고 다음 날 해봤다. 이후에 휴대전화 사용과 아침의 행동 순서를 연결해 생각하게 됐다. 실행이 해석보다 먼저 올 때도 있다. 한 번 해보니 다음에 무엇을 살펴볼지 보였다.

그 변화가 양치 때문이었는지, 새 행동을 의식한 영향이었는지는 더 지켜볼 일이다. 몇 번 더 해보고 짧게 기록하면 첫날의 느낌에만 의존하지 않을 수 있다. 기대했던 변화가 없었다면 그것도 다음 시도를 정하는 정보가 된다.

배운 내용을 쓰는 일도 이 과정에 들어 있다. 좋은 문장을 저장하는 데서 한 걸음 더 가서 내 어떤 문제와 연결되는지 적어본다. 도널드 쇤이 다룬 ‘행위 중 성찰’처럼, 일을 하면서 내 반응과 상황을 살피고 다음 행동을 바꿀 수도 있다.[3]

읽고, 쓰고, 해보는 일이 서로 이어질 때 남의 생각이 내 판단에 쓰이기 시작한다.

밑줄 다음에 쓸 한 문장

최근 밑줄 친 문장을 하나 골라보자. 그 옆에 이번 주에 해볼 행동을 적는다. 내 상황과 연결되지 않는다면 당장 실행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에 도움이 될지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다.

해본 뒤에는 기대와 실제의 차이를 한 줄 남긴다. 다음에도 쓸 만한 방법인지, 조건을 바꿔야 하는지, 그만할지 판단해본다. 여기서 생긴 질문을 가지고 다시 읽으면 같은 문장에서도 다른 것이 보인다.

2014년 싱가포르에서 배운 것을 블로그에 쓰던 일과 아침 양치를 바꿔본 일은 규모가 다르다. 하지만 내게 남는 과정은 비슷하다. 경험을 해석하고, 다른 것과 연결하고, 다시 해보는 것이다.

도구상자를 채우는 목적은 많이 안다고 느끼는 데 있지 않다. 눈앞의 문제에 쓸 수 있는 질문이 하나 더 생기면, 그 배움은 이미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주석과 더 읽기

  1. Shane Parrish, 「Mental Models, Decision Making, Charlie Munger, Farnam Street, and More」. 여러 사고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을 다룬 인터뷰다.
  2. Daniel Kahneman·Gary Klein, 「Conditions for Intuitive Expertise: A Failure to Disagree」(2009). 직관이 믿을 만해지는 조건과 두 연구 전통의 차이를 함께 다룬다.
  3. Donald A. Schön, 《The Reflective Practitioner: How Professionals Think in Action》.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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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son Gyusup Sim
Updated on 2026년 9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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