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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내가 만든 것을 바꿔야 할 때

52기까지 운영한 교육을 멈추며 다시 묻는다. 무엇을 바꾸고 무엇을 남길 것인가.

· By Simpson Gyusup Sim · 7 min read

함께 운영하던 AI 부트캠프를 52기를 마지막으로 멈췄다. 인공지능을 업무에 활용하는 법을 짧은 기간에 직접 해보는 교육이었다. 누적 참여자는 약 1,000명까지 늘어 있었다.

계속해야 할 이유도 있었다. 운영하며 쌓은 경험이 있었고, 사람도 모여 있었다. 그런데 같은 방식으로 계속해야 할 이유는 점점 약해졌다. 비슷한 입문 교육은 많아졌고, 컴퓨터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새로 나온 앱을 통해 AI에게 일을 맡길 수 있게 됐다.

불과 얼마 전까지 나는 다른 말을 하고 있었다. AI와 채팅만 하지 말고, 컴퓨터 안의 파일을 읽고 실제 작업까지 할 수 있는 환경을 쓰라고 했다. 터미널이라는 창에 글자로 명령을 입력하는 방식이 내게 그 가능성을 열어줬다. 나는 그 방식을 배우고 가르쳤다.

그러다 다시 앱을 쓰게 됐다. 내가 설명하던 진입장벽을 도구 자체가 낮추고 있었다.

이전 판단을 고집할 수도 있었다. 많은 사람에게 가르친 내용이니 더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 지킬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내가 하려던 일은 특정한 사용법을 오래 가르치는 것이었을까. 사람들이 실제로 일을 해내도록 돕는 것이었을까. 후자를 계속하려면 전자는 바꿀 수 있어야 했다.

그렇다고 다음 사업의 정답을 찾은 것은 아니다. 부트캠프에서 만난 사람들의 고민을 따라가며, 수작업이 너무 많아 직원들이 지쳐가는 기업의 문제를 돕고 싶어졌다. 지금은 기업 구성원들과 과제를 직접 해보는 워크숍, 그리고 기업의 문제 해결을 돕는 컨설팅으로 그 가능성을 시험하고 있다. 하나를 해보니 다음에 알아볼 것이 생겼다. 그 순서였다.


이런 선택을 처음부터 잘했던 것은 아니다.

예전에 한 회사에서 6개월 만에 해고된 적이 있다. 호텔관광경영을 전공하고 그루폰, 익스피디아, 스카이스캐너 같은 기업을 거치며 마케팅과 사업의 성장을 돕는 일을 배웠다. 스카이스캐너에서 통했던 방식이라면 다른 조직에서도 통할 거라고 믿었다.

팀원들의 일을 맞추는 데 몰두하면서 정작 마케팅 총괄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았다. 무엇을 하고 있고 왜 그 방향인지 공유하는 일도 내 일이었다. 내가 익숙한 실무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새로운 곳에서 실패한 뒤에야 배운 것을 다시 살폈다. 기술과 환경이 달라져서 맞지 않게 된 것도 있었고, 내가 처음부터 잘못 이해한 것도 있었다. 여전히 쓸 만한 것도 있었다.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고쳐야 하는지 판단하는 일이 시작됐다.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업데이트’는 그런 일이다. 경험을 더 많이 모으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이미 알고 있던 것과 어떻게 연결하며, 다음 행동을 어떻게 바꾸는지가 중요했다.


아주 작은 일에서도 같은 과정을 겪었다.

치과대학 교수님께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이를 닦으라는 말을 듣고 다음 날 해봤다. 휴대전화를 쓸데없이 들여다보는 시간이 줄고, 하루를 준비하는 느낌이 달라졌다. 해보기 전에는 없던 질문이 남았다. 일어나서 처음 하는 행동이 나머지 아침에도 영향을 줄까.

일에서도 사람 사이에서도 다시 볼 것이 생겼다. 리더십 진단에 나온 ‘오만’이라는 단어 앞에서, 내가 설명하는 나와 사람들이 경험하는 내가 다르다는 것을 봤다. 요즘 붙잡고 있는 말은 이것이다. 맞는 사람보다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

그렇다고 생활의 모든 순간을 개선 과제로 만들고 싶지는 않다. 일을 잘하는 법을 배우는 동안, 그 일을 해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도 함께 묻고 싶다.


이 책은 자신의 방법을 다시 살펴야 하는 사람을 위해 썼다. 일을 못해서라기보다, 익숙한 방식이 예전처럼 통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 바꿔야 한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무엇부터 해볼지 막막한 사람. 남의 정답을 따라가느라 자신의 기준이 흐려진 사람이다.

각 장에는 서로 다른 질문이 있지만, 그 아래에는 같은 과정이 있다. 무언가를 접하고, 내 상황에서 의미를 생각하고, 기존 경험과 연결한 뒤 작게 해본다. 결과를 보고 다음 행동을 바꾼다. 좋은 방법이라면 계속 쓰고, 맞지 않으면 수정하거나 멈춘다. 이처럼 행동과 결과를 짧게 주고받는 과정을 ‘피드백 루프’라고 부르겠다.

처음부터 인생의 계획을 완성할 필요는 없다. 내일 해볼 수 있는 하나를 고르고, 거기서 다음 단서를 얻을 수 있다. 다만 건강, 관계, 돈처럼 한 번 잃으면 회복하기 어려운 것은 실험의 비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

나도 아직 그 과정을 밟고 있다. 52기 이후의 선택이 어디로 이어질지는 모른다. 그래서 지금까지 배운 것을 정리하고, 다음에 바꿀 준비를 한다.

이 책을 덮고 나서 당신에게 해볼 일 하나와 관찰할 것 하나가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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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mpson Gyusup Sim
Updated on 2026년 10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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