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16개 챕터는 원칙을 다뤘다. 왜 변해야 하는지,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하지만 원칙만으로는 내일 아침이 달라지지 않는다. 이 장은 실행 매뉴얼이다. 내가 실제로 방향을 잡고, 진전을 확인하고, 지속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풀어본다.
1. 방향 잡기 — 닮고 싶은 사람에게 둘러싸여라
방향을 모를 때, 나침반 역할을 하는 건 원칙이 아니라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은 너무 크다. 답이 안 나온다. 대신 "누구처럼 되고 싶은가"라고 물으면, 구체적인 이미지가 떠오른다. 그 이미지가 방향이다.
내가 쓰는 방법은 단순하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서 닮고 싶은 사람을 찾고, 그 사람에게 둘러싸인다. 물리적으로 옆에 앉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사람의 온라인 콘텐츠를 팔로우하고, 꾸준히 댓글을 달고, 내 존재를 각인시킨다. 일방적이어도 괜찮다. 내적 친밀감은 꾸준한 노출에서 생긴다.
그 사람이 해외에서 컨퍼런스를 한다면, 가서 직접 인사한다. 국내에서 강연을 한다면, 찾아가서 얼굴을 보인다. 같은 논리다. 물리적 접점이 한 번 생기면, 온라인에서 쌓아온 친밀감이 비로소 작동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의 책을 읽고, 글을 읽고, 사고방식을 체화하면 된다. 피터 드러커를 멘토로 삼을 수는 없지만, 그의 관점으로 내 상황을 바라볼 수는 있다.
요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AI에게 특정 인물의 사고방식을 학습시켜서, 그 관점으로 자문을 구한다. 예를 들어, 사업 전략을 고민할 때 드러커의 관점, 그로스 전략을 짤 때 앤드류 첸의 관점을 AI를 통해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해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면, 여러 사람의 관점을 AI를 통해 불러온 뒤 비교하고, 내 방향을 정한다.
중요한 건 마지막 단계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수집한 뒤, 반드시 나만의 방향을 만든다. 남의 나침반으로는 내 길을 갈 수 없다. 수집은 도구고, 결정은 내 것이어야 한다.
Ch 9에서 멘토 "관계"를 다뤘다면, 여기서 말하는 건 좀 다르다. 관계가 없어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필요한 건 관계가 아니라 노출이다. 닮고 싶은 사람의 사고방식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내 사고방식이 자연스럽게 그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의식적으로 골라서 노출되면, 그게 방향 설정이 된다.
2. 측정하기 — 보이지 않는 진전을 눈에 보이게 만들어라
방향을 잡았으면, 제대로 가고 있는지 자주 확인해야 한다.
Ch 5에서 개발자의 사고 도구로 관측 가능성이라는 개념을 소개했다. 시스템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바깥에서 볼 수 있게 만드는 것. 여기서는 그 개념을 실제로 내 몸과 습관에 적용한 사례를 공유한다.
키토제닉 다이어트를 시작한 건, 내가 닮고 싶은 지인이 알려줬기 때문이다. 방향 잡기의 연장이었다. 키토제닉은 탄수화물 섭취를 극단적으로 줄여 몸이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는 상태, 케토시스에 진입하는 식단이다. 문제는 케토시스에 들어갔는지 감으로는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소변 검사 스트립을 샀다. 몇 천 원짜리 도구 하나가 보이지 않던 상태를 눈에 보이게 만들었다. 스트립 색깔이 변하면 케토시스에 진입한 것이다. 색이 안 변하면 식단을 조정해야 한다는 신호다. 추측이 아니라 확인이었다.
케토시스에 진입하자 체중이 시간 단위로 변하는 게 체중계에 찍혔다. 아침에 재고, 저녁에 재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쟀다. 숫자가 내려가는 게 보였다. 이 가시성이 동기부여가 됐다. 진전이 보이니까 지속할 이유가 생겼다. 감으로 "빠지는 것 같다"가 아니라, 눈으로 "빠지고 있다"를 확인하는 것. 그 차이가 15킬로그램을 만들었다.
체중을 감량한 뒤에는 체력이 문제였다. 달리기를 시작했다. 내 성격에 맞았다. 혼자 할 수 있고, 숫자로 진전이 드러나니까. 주변의 러너들에게 배우고, 유튜브로 자세와 훈련법을 꾸준히 공부했다. 여기서도 측정 도구가 핵심이었다. 메트로놈 앱으로 보폭 리듬을 맞추며 달렸다. 리듬이 일정하면 속도와 거리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 감이 아니라 숫자로 확인할 수 있었다.
소변 검사 스트립과 메트로놈. 거창한 도구가 아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장치를 하나 설치하면, 진전과 정체가 구분된다. 구분이 되면 교정할 수 있다. 구분이 안 되면 그냥 흘러간다.
핵심은 이것이다. 도전 중에 확인하는 것. 끝나고 돌아보는 회고와는 다르다. 달리는 중에 리듬을 체크하고, 식단을 유지하는 중에 상태를 확인하는 것. 실시간 교정이다. 전문 용어로는 "행위 중 성찰(reflection in action)"이라고 부른다. 끝나고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하는 도중에 조정하는 것.
대부분의 사람들이 측정을 안 하는 이유는 귀찮아서가 아니다. 뭘 측정해야 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답은 단순하다. 지금 내가 추구하는 변화에서, 보이지 않는 것을 하나 골라라. 그리고 그걸 보이게 만드는 가장 싼 도구를 찾아라. 그게 측정의 시작이다.
3. 지속하기 — 혼자 하지 마라
방향도 잡았고, 측정도 한다. 그런데 왜 멈추는가. 혼자 하기 때문이다.
내가 키토제닉으로 15킬로그램을 감량한 과정을 지켜본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영감을 받아 같은 방법을 시작했고, 결국 나보다 더 많은 체중을 감량했다. 그 친구의 성공을 보면서 나도 다시 자극을 받았다. 상호 전염이다.
이것이 지지자 모임과 커뮤니티가 중요한 이유다. 내 성공이 누군가를 움직이고, 그 사람의 성공이 나를 다시 밀어준다. 양의 피드백 루프가 만들어진다. 혼자서는 이 루프가 생기지 않는다.
공개적인 약속도 같은 원리다. 달리기 실력이 붙자, 10킬로미터 대회에 등록했다. 대회라는 마감이 생기니 훈련의 강도가 달라졌다. "언젠가 10킬로를 뛰고 싶다"와 "12주 뒤에 10킬로 대회가 있다"는 완전히 다른 문장이다. 전자는 소망이고 후자는 계획이다. 소망에는 마감이 없다. 계획에는 있다. 마감이 있으면 오늘의 행동이 달라진다.
커뮤니티가 만드는 외부 구조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전염이고, 하나는 약속이다. 전염은 서로의 성공을 보면서 자극받는 것이다. 약속은 타인에게 선언함으로써 후퇴를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둘 다 혼자서는 만들 수 없다. 사람이 있어야 작동한다.
Ch 8에서 퍼포먼스 공식의 한 축으로 소셜 캐피탈을 다뤘고, Ch 9에서 멘토의 힘을 이야기했고, Ch 16에서 커뮤니티의 가치를 말했다. 여기서 풀어놓은 건 그 원칙들의 실행층이다. 닮고 싶은 사람 곁에서 방향을 잡고, 측정 도구로 진전을 확인하고, 커뮤니티와 공개 약속으로 지속하는 것.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 멈추기가 오히려 어려워진다.
업데이트 루프
방향을 잡는다. 측정한다. 함께 간다. 그리고 교정한다. 다시 방향을 확인하고, 다시 측정하고, 다시 함께 간다.
이 책의 제목이 "업데이트"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업데이트는 한 번의 도약이 아니다. 반복되는 교정이다. 방향 → 측정 → 커뮤니티 → 교정. 이 루프를 돌리는 것이 일상에서의 업데이트다.
완벽한 방향은 없다. 처음부터 맞출 필요도 없다. 중요한 건 빨리 확인하고, 빨리 고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을 혼자 하지 않는 것이다.
소변 검사 스트립 하나가 15킬로그램을 바꿨다. 메트로놈 앱 하나가 달리기 습관을 만들었다. 대회 등록 하나가 소망을 계획으로 바꿨다. 거창하지 않다. 작은 도구, 작은 장치, 작은 약속. 이것들이 쌓여서 업데이트가 된다.
루프를 멈추지 마라.
💼 비즈니스 문의
강연, 컨설팅, 협업 제안은 simpson.sim@retn.kr으로 보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