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LDR
-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강박과 "AI 리더보드를 따라가야 한다"는 FOMO는 같은 뿌리에서 온다 — 둘 다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비롯된 시간 낭비
- Naval Ravikant: "Knowledge is either from direct experience or from verifiable, falsifiable science. There is knowledge that is transmitted but not verifiable/falsifiable, and this knowledge is indistinguishable from that which is false."
- AI 시대에 'Problem Solver'보다 'Problem Holder'의 가치가 더 높다 —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이 곧 사고력
- 메타러닝의 핵심은 "무엇을 배울 것인가"를 선별하는 능력이며, 이건 도구가 아니라 질문력에서 온다
1.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망상과 AI FOMO
학교에서 우리는 책을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배웠다. 중간에 포기하면 실패다. 이 강박은 성인이 되어서도 이상하게 작동한다.
"We're taught from a young age that books are sacred—when you go to school and you're assigned to read a book, you have to finish the book. So everyone I know is stuck on some book."
— Naval Ravikant
결과는? 사람들이 책 하나에 막혀서 독서 자체를 포기한다. 332페이지에서 멈춘 책이 있다. 더 이상 못 나가겠는데 끝내야 할 것 같다. 그래서 아예 책을 안 읽는다.
이 패턴이 AI 시대에 똑같이 반복된다.
"미쳤다, 리더보드가 바뀌었다." "Claude 4 나왔대." "GPT-5 곧 나온대." 댓글 달면 DM 준다는 찌라시 정보에 시간을 쓴다. 쓰지도 않을 기술을 쳐다보면서 FOMO에 시달린다. 나도 물론 가끔 그런다.
하지만 문제는 동일하다: 내가 뭘 원하는지, 뭐가 필요한지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다 알아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시달리는 것.
Naval의 해법은 단순하다. 책을 블로그 아카이브처럼 취급해라. 10-20권을 병렬로 읽고, 지루하면 건너뛰고, 중간부터 읽어도 되고, 핵심을 파악하면 덮어라. "의무"가 아니라 "기회"로 접근하는 순간, 독서가 다시 돌아온다.
AI 도구도 마찬가지다. 전부 마스터할 필요 없다. 내 문제에 필요한 20%만 빠르게 파악하고 실행하면 된다.
2. 메타러닝이란 무엇인가
"Reading is the ultimate meta-skill and can be traded for anything else."
— Naval Ravikant
메타러닝(Meta-Learning)은 **"배움을 배우는 것"**이다. 무엇을 배울지, 어떻게 배울지, 언제 버릴지를 아는 능력.
여기서 핵심 통찰이 나온다:
"Free education is abundant, all over the internet. It's the desire to learn that's scarce."
— Naval Ravikant
정보는 무료다. 희소한 건 배우고 싶은 욕구다. 그리고 그 욕구는 "내가 뭘 원하는가"를 알 때만 생긴다.
AI 시대에 이 원리가 더욱 극대화된다. ChatGPT에게 물으면 10초 안에 웬만한 지식이 정리된다. 그런데 왜 어떤 사람은 같은 AI를 써도 10배 더 많은 성과를 내는 걸까?
차이는 질문의 질에 있다.
AI는 답을 준다. 하지만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좋은 질문을 던지려면 먼저 "내가 뭘 모르는지"를 알아야 한다. 그리고 "왜 그걸 알아야 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게 메타러닝의 본질이다.
3. Problem Holder vs Problem Solver: 문제의 가치
전통적으로 우리는 "문제 해결자(Problem Solver)"를 높이 평가해왔다. 시험 문제를 잘 푸는 사람, 버그를 빠르게 고치는 개발자, 복잡한 쿼리를 짜는 분석가.
하지만 AI가 Problem Solving을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균형이 바뀌고 있다.
이제 더 희소하고 가치 있는 건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사람(Problem Holder)"이다.
생각해보자:
- AI에게 "매출 올릴 방법 알려줘"라고 물으면 뻔한 답이 나온다
- "우리 고객 중 구매 후 30일 내 재구매율이 5%인데, 경쟁사는 15%야. 왜 그런지 가설 3개 만들어줘"라고 물으면 쓸 만한 답이 나온다
차이가 뭐냐? 후자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했다. 구체적인 숫자, 비교 대상, 원하는 결과물 형태까지.
Naval이 말한 "verifiable, falsifiable science"가 여기서 작동한다. 좋은 질문은 검증 가능하고 반증 가능한 형태로 문제를 구조화한다. 그래야 AI든 사람이든 제대로 된 답을 줄 수 있다.
결론: 사고력이 곧 질문력이고, 질문력이 곧 문제 정의 능력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이 능력은 대체되지 않는다.
4. 원문 경험을 생략하지 마라
"Knowledge is either from direct experience or from verifiable, falsifiable science. There is knowledge that is transmitted but not verifiable/falsifiable, and this knowledge is indistinguishable from that which is false."
— Naval Ravikant
AI 요약이 편리한 건 사실이다. 300페이지 책을 3분 만에 핵심만 뽑아준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전달된 지식(transmitted knowledge)은 검증/반증이 불가능하면 거짓과 구분할 수 없다.
누군가의 요약은 그 사람의 필터를 거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이 걸러질 수 있다. 더 심각한 건, 요약만 보면 내가 뭘 모르는지조차 모르게 된다는 것.
내 원칙은 이렇다:
- AI로 스캔 — 전체 지형 파악, "이 콘텐츠에서 내게 필요한 20%가 어디인지" 빠르게 탐색
- 핵심 발견하면 원문으로 — 해당 부분은 반드시 직접 경험
- 직접 경험한 것만 내 것 — 요약이나 다른 사람 입을 거친 건 참고용
실전 예시:
유튜브 영상 학습:
- 길이 확인 후 → Timestamps 보거나 NotebookLM에 던지기
- 스크립트 없으면 → 스크립트만 다운로드해서 AI에 던지기
- 내가 원하는 부분 발견 → 무조건 원문 영상으로 직접 보기
강의 학습:
- 들으면서 녹음 + 필기
- 이걸로 Claude Skill이나 MD 파일 생성
- 나중에 배운 지식을 써먹을 때 "과외 선생님/코치"처럼 호출
이렇게 만든 지식만이 진짜 내 것이다.
5. 지식은 클라우드 스킬북이 됐다
예전엔 지식을 "머리에 저장"해야 했다. 지금은 다르다.
지식은 클라우드에 저장된 RPG 스킬북처럼 작동한다. 필요할 때 불러와서 시전(execute)하면 된다.
내가 Claude Skills를 쓰는 방식이 이렇다:
예시 1: Meta Ads 최적화
- Andromeda/GEM 알고리즘 원리, 크리에이티브 다양성 분석법, Attribution 윈도우 설정 기준 등을 정리해서 Skill로 저장
- 다음에 관련 질문하면 Claude가 그 지식 기반으로 답변
- 매번 배경 설명 없이 바로 실전 대화 가능
예시 2: 블로그 작성
- 타겟 독자, 스타일 가이드, CTA 템플릿, 백링크 검증 기준을 Skill로 정리
- "Blog Post Writer 기능으로 작성해줘" 한 마디로 일관된 품질의 콘텐츠 생산
예시 3: 이동 중 학습
- 테슬라 모델3 오토파일럿 켜고 운전하면서 긴 팟캐스트 듣기
- 궁금한 건 음성 메모로 기록
- 생각 떠오르면 GPT 음성 모드로 즉시 토론
- 나중에 메모 정리해서 Claude에 던지고 구조화
핵심 인사이트: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호출 가능한 상태로 구조화"하는 것. Naval이 말한 "memorization is obsolete"의 실천이다.
6. 학습 루프 설계: Curate → Direct Experience → Systematize
여러 고수들의 학습법을 관찰하면 공통 패턴이 보인다.
Naval Ravikant:
- 10-20권 병렬 읽기
- 지루하면 건너뛰기, 중간부터 읽기
- 가치 있는 책은 헤질 때까지 반복
- "100권 다 읽는 것보다 최고의 100권을 반복 읽는 게 낫다"
Charlie Munger:
- "Human misjudgment를 막는 mental models 습득을 위해 읽는다"
- 분야 초월 독서
- 여러 학문의 핵심 개념을 조합해 의사결정
공통점:
- Curate (선별): 잉여 지식에 시간 쓰지 않는다
- Direct Experience (직접 경험): 핵심은 원문으로 직접 파고든다
- Systematize (시스템화): 가치 있다고 판단하면 반복 가능한 형태로 만든다
이걸 AI 시대에 맞게 번역하면:
| 단계 | 전통 방식 | AI-Native 방식 |
|---|---|---|
| Curate | 목차/서평 훑기 | AI에게 핵심 20% 탐색 요청 |
| Direct Experience | 전체 읽기 | 핵심 부분만 원문으로 깊이 파기 |
| Systematize | 노트 정리 | Skill/MD 파일로 호출 가능하게 구조화 |
7. 실행 가이드
Daily (20분)
- 발췌독 + AI 요약으로 "이 콘텐츠에서 내게 필요한 20%" 빠르게 파악
- 필요한 부분 발견하면 원문으로 직접 경험
- 이동 중 팟캐스트/영상 + 음성 메모
Weekly (1시간)
- 주간 핵심 인사이트 3개 정리
- LinkedIn이나 블로그에 게시 — 쓰는 순간 내 것이 됨
- Claude Skill 또는 MD 파일 업데이트
Monthly (3시간)
- 1개 지식 기반 자동화 구현 (n8n, Python 등)
- 반복 사용되는 지식을 Skill로 시스템화
마치며
"읽으면서 버리고, 잡힌 건 깊게 파고, 가치 있다고 판단하면 시스템으로 만든다."
AI 시대의 학습은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다. "무엇을 물어볼 것인가"를 아는 것이다.
- 책 332페이지에서 막혔다? → 건너뛰거나 덮어라. 다른 책을 읽어라.
- AI 리더보드가 바뀌었다? → 내 문제에 필요한 게 아니면 무시해라.
- 좋은 요약을 찾았다? → 핵심은 원문으로 직접 경험해라.
결국 Problem Holder로서 좋은 문제를 정의하는 능력, 그리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만 선별해서 깊이 파는 능력이 진짜 경쟁력이다.
AI가 아무리 똑똑해져도 "왜 이걸 알아야 하는가"는 대신 답해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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